기간 : 2006. 2. 6. ? 2008. 2. 4.

직위 : Programme Officer (P2 급 )
기관 : 세계식량계획 ( WFP ) 본부
부서 : Emergency Needs Assessment Service, Operations Department

본인은 초반에 Operations Department 내 본부와 현지 사무소간 기술 협력이 주 업무인 Analysis, Assessment and Preparedness Division 에 부임하게 되었는데 이는 D1 급 Chief 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조치였다 . 3 개의 Sub-Division 을 관장하는 부서장으로서 부서간 업무 조정 및 협력 관계 개선을 책임질 직속 부하 직원이 필요하다는 사정이 참작되어 본인을 배정한 것이다 . 당시 부서장은 Logistics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새롭게 기술 협력 부서의 수장으로 취임하여 특유의 비전과 추진력으로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인물이었다 . 본인에게는 JPO 2 년 차 때 현지 사무소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비롯하여 적극적인 후원을 약속했으나 처음 몇 달이 지나고 나자 본인의 업무는 부서장의 비서 노릇에 국한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. 특히 Sub-Division 에서 수행하는 기술 협력 실무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이 전무한 가운데 부서간 업무 조정 및 협력 관계를 논한다는 것이 한계로 드러났다 .

이에 본인은 부서를 옮기려고 시도 , JPO Unit 의 담당자는 물론 외교부 국제협력과의 담당자 분께 자문을 구했으나 적절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중 부서장이 다른 기구로 전근을 가게 되면서 기회를 잡았다 . 당시로서는 WFP 에서 가장 전도유망한 분야가 Logistics 라고 판단하고 해당 부서로 자리를 옮기려고 했으나 부서장의 조언을 받아들여 위에서 언급했던 Sub-Division 중의 하나인 Emergency Needs Assessment Service ( 이하 ODAN) 에 합류한 시점이 2006 년 6 월이었다 .

ODAN 은 Vulnerability Analysis and Mapping (VAM) 과 더불어 WFP 내에서 핵심 사업으로 간주하는 Food Security Analysis ( 의역하자면 식량 지원 수요 분석 ) 관련 기술 협력 전문 부서이다 . 긴급 구호에서부터 개발 사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혜자 지원 사업을 계획하는데 필요한 수요 조사 활동을 감독하는 부서로서 본부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의 Field 사무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부서 중 하나이다 . 특히 WFP 처럼 현지 지원 사업이 주된 기구에서는 Field 업무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가 필수적인데 , 본부에 부임할 경우 현실적인 감각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. 이 때문에 ODAN 은 본부에서도 근무 선호 부서로 간주되고 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. 또한 ODAN 은 유럽연합 인도적지원사무국 (European Commission's Humanitarian Aid Office) 에서 3 년이라는 기간에 걸쳐 미화 21 백만 불을 투자한 간판 프로젝트 Strengthening Emergency Needs Assessment Capacities (SENAC) 의 수혜자로 외부적으로도 지명도가 높은 부서이다.

한편 ODAN 안에서는 업무 내용이 Methodology, Capacity Building, Field Support 이상 세 팀으로 나뉜다 . 영양학이나 경제학 등 식량 지원 수요 분석과 직결되는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추지 않은 이상 보통은 워크숍 및 회의 준비를 위시로 한 관리 지원 쪽으로 업무 성격이 치중되는 경향이 높으나 본인은 처음부터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실무를 보게 되었다 . 구체적으로 National Capacity Development 의제를 다루는 프로젝트를 담당하면서 현지 출장 기회도 종종 있어 탄자니아 , 니카라구아 , 예멘 및 에디오피아 등지를 방문하여 Field 직원 , 컨설턴트 , 정부 관계자 , 프로젝트 수혜 단체 등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.

개인적으로 가장 보람찼던 경험은 가나의 수도인 Accra 근교에 위치한 난민캠프에서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관계자들과 공동으로 수행한 난민 수요 조사 활동에 동참했을 때이다 . 평상시에 하는 커뮤니케이션 및 조정 업무와는 별도로 실제로 Field 사무소에서 2 주 동안 머물며 매 순간마다 판단력과 리더십이 요구되는 식량 수요 조사 활동에 참여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. 이와 같은 식량 수요 조사 활동은 보통 Field 사무소에서 자체적으로 수행하기에 본부에서 이와 관련된 출장 기회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. 본인의 경우 직속 상관에게 여러 차례 어필한 결과 가나 행 티켓을 따게 되었으나 이후 추가적으로 수요 조사 활동과 관련된 출장 기회를 얻지 못했다.

현재 본인은 맡고 있던 프로젝트를 후임자에게 인수인계하고 다시 조정 및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업무를 돌보고 있는 중이다 .

지난 2 년을 돌이켜보건대 본인의 활동 내역에 대해 상당한 만족감을 느낀다 . 부서 내부에서도 본인의 업무 실적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고 공식적인 JPO 기간이 만료될 즈음 동일한 조건으로 본인의 계약을 3 개월 연장했다 . 현재 상황으로서는 정식 Fixed-Term 자리에 배정될 때까지 Short-Term Professional 로 전환하여 몇 개월 단위로 계약 연장을 반복할 수 있다 . 그러나 다소 일반적인 성격의 Programme Officer 로 경력을 쌓는 부분에 대해서 한계를 느낀 바 , 한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해 일찍이 석사 과정에 지원하여 미국 UC Berkeley 의 도시 계획 석사 과정 입학 예정 중이다 . 도시 계획이라는 분야는 개발 문제 및 보건 정책 등의 이슈들과 결합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히 있기에 포괄적인 의미에서 WFP 근무 경력의 연장 선상에서 공부하는 것이 가능하다 . 석사 취득 이후 본인은 관련 국제기구 취업 선택의 폭을 넓혀 세계 은행이나 아시아개발 은행 등의 다자협력개발 기구의 P3/4 Level 의 Technical Advisor 로 상향 지원할 계획이다.

작년부터 WFP 는 재정적으로 총체적 난관에 시달리며 인원 감축을 위시로 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감행 중이다 . 이에 “JPO 졸업생 ” 들의 정규직 직원 진출이 예년에 비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. 임시 방편으로 Short-Term 이나 컨설턴트로 전환하여 기구 내에 남아 있는 경우도 종종 있으나 이후 다시 Fixed-Term 으로 돌아가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. 이런 가운데 같은 국적 출신끼리 소위 “ 밀어주고 당겨주는 ” 사례를 흔히 목격할 수 있다 . 또한 당사자의 직속 상관이 얼마나 본인을 지원해주느냐가 관건인데 이는 사실 본인의 역량과는 무관하게 운이 많이 작용한다고 본다 . 흔히들 유엔 시스템 내에서 제대로 운신하려면 “ 게임의 법칙 ” 을 잘 익혀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무엇보다도 조직 내에서 어떤 부서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장기적인 비전을 갖추고 있는지 , 또 어떤 팀에 배속 받아야 직업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지 등의 내부 정보를 수집하는 능력에 달렸다 . 따라서 조직 내 다양한 부서간 경계를 불문하고 폭넓게 네트워킹 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또한 본인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후원자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. 따라서 새롭게 선발된 JPO 들이 기구 선정 및 발령 전에 기존 JPO 들과 접촉하여 위와 같은 정보를 일찍이 접할 수 있는 게재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.